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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다 듣고나서, 왜 사람들이 말러에 그렇게나 열광하는지 대충 알듯 싶다. 말러에게는 뭔가 새로운 맛이 있는것 같다. 클래식 공연을 많이 들은 것은 아니지만, 한번씩 들을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는데, 그건 클래식에도 후크송이 있다는 거다. 죽이는 멜로디 하나를 만들어놓고 계속 그것을 변주해나가면서 곡의 길이를 늘이는 곡이 클래식에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게 베토벤 9번 4악장이다. 이른바 환희의 송가라고 불리는 그 멜로디 하나가지고 거의 20분가까이를 보낸다. 현악으로 한번 그 멜로디 했다가 약간 변주해서 금관으로 그 멜로디 했다가 나중에는 거기에다가 합창까지 더해서 그 멜로디 내고 이런식으로 멜로디 하나가지고 뽕을 뽑아먹는 곡들이 많은데, 말러는 그렇지가 않다.

매 악장악장이 새롭고 매 순간순간이 새롭다. 아 이건 이 멜로디를 변주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새로운 멜로디가 쏟아져나온다. 그러면서도 그게 안좋은게 아니다. 죽인다. 죽이는데 새로운 멜로디가 계속 나오니까 곡 전체가 세련되게 느껴진다. 말러에게는 이런 세련됨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 사람들이 말러에 그렇게나 열광하는 것일테고 리 신차오씨도 말러를 계속 연주하는 것이겠지.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3악장 부분에 모든 음악이 멈추는 가운데 들려오는 금관의 소리였다. 마치 전장터에서 울려펴지는 기상나팔같은 소리였는데, 굉장히 새로웠다. 사실 이때까지 교향악하면 현악이 주로 치고 나가고 금관은 그저 거들뿐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건 완전히 금관이 독주하고 현악파트가 정말 들릴까말까하는 소리로 금관이 만들어내는 음을 보조해주고 있다. 새로운 소리에 박수. 한가지 흠이었다면 그 파트 마지막 부분에서 약간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금관부분에서 음이 날리면서 삑사리가 난 점.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학원에서 가까웠던 지라 학원 마치고 공부하다가 간것이었는데, 스터디할때는 그렇게 졸았는데 오히려 공연장에서 안 졸았다. 곡 길이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안 졸 수 있었던 것에는 곡 자체의 집중력이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여전히 김가영씨는 아름다웠고 그 콘서트 마스터 아저씨는 조금 살이 쩠더라. 

저번 송년음악회에 왔던게 얼마 안된것 같은데, 벌써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제 내년이면 2012년이다. 항상 홀수년에는 안좋았고 짝수년에는 좋았었다. 그러니 내년에는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올해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2005년과 2009년이 조금 안좋았을뿐 올해는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내년에는 또 올림픽의 해니까 좋은 해가 될거야. 아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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