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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깝다는 것

일을 하다보면 지친 심신을 달래러 마치고 야구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부산에서도 녹산이라는 곳인데요, 지도를 보면 남서쪽으로 치우친 곳입니다. 바로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과 붙어있는 지역입니다. 이 녹산에서 거리를 재보면 마산야구장이 사직야구장보다 조금 더 멉니다. 한 5킬로정도 차이가 날까요? 그러나 6시에 일을 마치고 딱 출발을 하면 막상 사직야구장이 한 30분정도 더 걸립니다.

거리는 짧은데 시간은 더 걸린다는 말은 그만큼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말이죠. 기나긴 교통체증을 뚫고 가면서 이미 가는 길에 지쳐있는데다 도착도 늦게하니 온 몸은 그만큼 만신창이가 되기 십상입니다. 반면 마산야구장은 가는 길이 시원시원할 뿐 아니라 길이 막혀도 그리 심하진 않습니다. 일끝나고 마산야구장이 가기엔 딱인 셈입니다.

2. 박정준이 있다는 것

제가 다녔던 경남고에는 야구부가 있었습니다. 나름 오래된 학교인지라 명성만큼 동문중에 유명한 야구선수들도 많은 편입니다. 저희 앞에는 이대호 송승준이 나온 황금세대가 있었구요, 저희 뒤에는 장성우 한현희, 요즘 뜨는 하준호 이은총이 다녔던 나름 괜찮은 백금세대가 있었습니다. 반면 제가 학교를 다니고 있던 시절은 약간 공백기같은 암흑기였는데요, 그 시절 같이 학교를 다닌 사람중 지금 프로에 남은 사람은 박정준 하나 뿐입니다.

그 당시 우리가 화랑대기 결승에서 부산고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적이 한번 있었는데요, 그때의 히어로는 박정준이었습니다. 아마 당시 상대 투수가 부산고의 장원준이었던 것 같은데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홈런으로 게임의 흐름을 바꿔놓은 거죠. 그 홈런을 통해 게임의 승부는 다음 날 경기로 미뤄졌고 다음날 경기에서 부산고에 극적인 승리를 거둠으로서 화랑대기 우승트로피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 이후 박정준은 프로무대에서 단 한번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딱 한번 있긴 했습니다. 제가 찾아간 NC다이노스의 2013 시즌 최종전이었죠. 이호준이 부상으로 빠진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하여 극적인 역전홈런으로 그날 승리의 히어로가 되었지만 그 이후 박정준선수가 아마무대에서 보여준 스포트라이트를 또다시 받아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믿고 있습니다. 언젠간 박정준선수가 우리의 히어로가 되리라는 사실을요.

3. 창단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것

이대호와 로이스터가 있던 시절의 롯데는 우승도 못하고 포스트시즌에서 다음 라운드로 올라가지도 못했지만 내 팀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떠난 이후에 난 롯데야구를 보면서 한번도 내 팀이라는 인식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내 팀으로 인식했던 야구를 전혀보여주지 못했었거든요.

반면 엔씨는 팀 창단과 함께 조금씩 지켜봐왔고 박정준의 2013년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면서 내 팀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팬으로서 역사를 같이 공유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창단 첫 신인왕 이재학, 골든글로브 나성범, 싸이클링히트 에릭 테임즈, 노히트노런 찰리 쉬렉,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언젠가는 함께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그 모든 엔씨가 만들어가는 역사속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건 엔씨가 내 팀이라는 소속감을 만들어줍니다. 그건 롯데가 결코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죠.

어쨌든 전 엔씨가 진짜 너무너무 좋습니다. 엔씨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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