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에 대한, 지역에 대한, 그리고 우리에 대한.

오늘 알바하다가 깜짝 놀랄만한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들어왔는데, 왠지 많이 본 얼굴인 겁니다. 그래서 누구지? 하고 눈 동그랗게 뜨고 봤는데, 그 아저씨 옆에 있던 사람이 명함을 주더군요.

 

명함을 보니 서구 한나라당 예비후보 2번 유기준 이렇게 적혀있더군요.

그거 보면서 누구지 하고 있었더니, 그 유기준 아저씨가 악수를 청하시더군요. 악수 받고 미소를 교환하고 나서 유기준 아저씨 일행이 저기서 라면 먹고 계신 한 아저씨한테 악수 청하러 간 사이에 명함을 보니 현재 서구 국회의원이시더군요. 흠 어쩐지 많이 봤더라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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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분이었습니다.

요즘 선거철이 된 게 마구마구 느껴집니다. 우리 집 앞에만 해도 18대 총선 예비후보라고 적어놓은 커다란 현수막이 한 세 개 정도는 걸려있거든요. 그걸 보면 다 한나라당입니다. , 애초부터 부산광역시 서구는 한나라당 지지가 강한 지역이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60년도에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래 이 부산 서구 지역에서만 무려 7선만 했으니, 그 색깔을 많이 지니고 있는 지역이 바로 우리 동네이죠.

 

근데 굳이 우리 동네가 아니라도 부산은 예전부터 한나라당이 강세였던 지역이었습니다. 대선 때나 총선 때나 그 어떤 선거 때라도 뉴스를 보면요, 부산은 항상 파란색이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부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유명인사들이 꽤 많았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그 어느 선거 때보다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 거 같습니다.

 

우리 옆 동네인 사하구 이런 데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려고 무려 10명의 경쟁자가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작년 대선을 계기로 한나라당이 대세라는 게 확인되고 그 바람이 올해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원래 한나라당 지지가 강한 지역인데다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한나라당 대세바람까지 더해져서 부산을 포함한 영남 전 지역이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할 수 있을 거라는 그런 공감대가 널리 형성된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죽어라 한나라당 공천 따내려고 발버둥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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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선거에서나 항상 영남은 파란색이었죠. (2007 대선 KBS 출구조사결과)

제 생각에도 이번에 영남은 무조건 다 파란색일거 같습니다. 옛날에 노란색이 대세일 때도 영남은 거의 전 지역이 파란색으로 덮여있었으니깐요. 창원의 권영길 의원하고 울산의 정몽준 의원, 부산 사하의 조경태 의원이 파란색이 아닌 다른 색깔의 당을 가지고 있으셨죠. (그 중에 정몽준 의원은 이제 한나라당 의원이시니, 그나마 다른 색깔이었던 이 지역도 이제 파란색이 되겠군요.)

 

제가 작년에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원인을 혼자 생각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분석이 되었었는데요, 첫째는 노무현 대통령의 저조한 인기, 그리고 두 번째가 단순한 보수와 진보, 이념을 초월한 실용주의의 부각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때에는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열망이 있었더라면,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때에는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열망이 있었습니다. 그 강한 열망이 실용주의를 표방하고 나선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 후보의 지지로 이어진 것이지요.

 

실용주의를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는 과반에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이 되었고, 한나라당도 현재 지지율이 54.6%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 인터넷 판, 2 20일 조사결과.) 실용주의에 대한 국민적인 열광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죠. (오죽하면 야당이 된 통합민주당도 중도개혁 실용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겠습니까?)

 

이 모양새는 흡사 전 나라가 실용이라는 화제를 놓고 그 화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근데 말이죠. 제 생각엔 이런 모습, 굉장히 위험해 보입니다. 이 세상에는 실용이라는 가치로 무시해버리기에는 너무나 소중한 다른 가치들이 많이 존재하거든요.

 

환경, 인권, 문화 등등 단지 실용 이라는 이름만으로 무시해버리기에는 소중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잘 지켜내야 할 텐데요. 물론 이명박 정부가 잘 하리라 믿고 있습니다만 말이죠. (숭례문 화재의 원인도 근본적으로는 실용주의로의 과도한 추구가 낳은 아픔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가치인 방재시스템은 잘 안 구비된 채로, 실용적 가치에 입각해서 개방만 성급히 해서 그렇게 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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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을 개방하기 이전에, 철저한 방재시스템을 구비해놓았었더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요?

그나저나 이 글을 쓰다가 한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영남은 한나라당 강세지역입니다. 도대체 왜 영남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많을까요? 한나라당이 영남지방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정당인가요? 지금 보면 그 모습은 아닌데 말이죠. 아니면 영남사람들은 다 보수적이고, 실용적 가치를 내세우는 사람들이라서 그럴까요? 그건 더더욱 아닐테구요. 단지, 전 김영삼 대통령,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의리로 한나라당을 밀어주는 거라면, 이제 좀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요? 왜 자기 생각과 주장과 의견은 없고 지역에만 함몰되어 그 당을 투표하는지, 저는 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이제까지 저희 선배님들께서 투표하신 것은,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가 없죠.

진짜 중요한 건 젊은 우리들이 바꾸어 나가는 것. 그게 진짜 중요한 게 아닐까 싶네요.



한나라당 지지도 기사 원문 : JOINS  아시아 첫 인터넷 신문
http://research1.joins.com/article/weathercock/article.asp?ctg=-1&Total_ID=3050123
2007대선 개표방송 이미지 출처 : 하나되는 대한민국 함께하는 KBS
http://www.kbs.co.kr/special/vod/1497045_3239.html
유기준 부산 서구 국회의원 이미지 출처 : 한나라 ‘김형욱 발표’ 정색한 속사정  정치  인터넷한겨레
http://www.hani.co.kr/section-003000000/2005/05/003000000200505281115001.html
숭례문 화재 사진 출처 : Daum 미디어다음 - 뉴스
http://photo.media.daum.net/group1/general/200802/12/newsis/v199307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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