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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지경부장관이 나서서 직접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국민들보고 전기사용을 자제하라는 것이 바로 그 골자이다. 겨울철 난방용 전기수요가 늘어나면서 남은 예비전력이 400만kw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만약에 전기가 모자라서 우리나라에 전국적인 정전사태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대단할 것이다. 한 예로 반도체 공장의 경우, 단 1분만 정전이 되어도 다시 그 공장이 완전히 재가동되기 위해서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일주일동안 공장을 못돌리게 되니 그때 발생하는 손실만 해도 수백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그렇다보니 예비전력이 부족해지는 문제는 심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겨울철에 국민들이 전기를 왜 그렇게 많이 쓰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기름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열효율로 따지자면 기름을 쓰는 것이 전기보다 훨씬 유리하다. 이미 전기에너지로 변환이 된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다시 변환을 하면 에너지 손실이 65%나 발생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면에서 전기보다 기름을 쓰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그렇지만 국민들이 전기를 쓰는 것은 기름값이 전기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전기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름값을 내리면 된다. 기름값을 내리면 국민들은 전기를 쓰지 않고 기름을 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국 전기공급이 부족해지는 지금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이렇게 하는 데에도 한가지 딜레마가 있다. 그건 바로 감세정책과 이 기름값이 서로 상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져있다시피, 기름값의 절반 정도가 세금으로 책정되어 있다. 일종의 간접세로서 국민들에게 부과되는 것인데, 기름값을 내릴려면 이 세금을 줄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당연히 정부가 벌어들이는 조세수입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기름에서 줄어드는 양만큼 다른 곳에서 세금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정부의 한가지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정부의 감세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공약 중 하나였던 감세정책을 내년에도 지속하기로 천명한 바 있다. 많은 국회의원들과 언론에서 정부재정의 악화로 더이상의 감세정책은 힘들다고 판단하고 경고하였지만 이명박 정부는 계속해서 감세정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줄어드는 직접세의 비중만큼 다양한 세원을 확보하여 그 세원으로 재정을 충당해 나간다고 밝혔다. 이 다양한 세원이란 각종 간접세를 신설하거나 늘여서 줄어드는 직접세만큼 돈을 받아내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기름값을 내리면 당장 이 간접세가 줄어들게 된다. 기존에 받던 간접세를 줄이는 가운데 직접세는 계속 내리고 그런 상태에서는 기존에 부과가 되지 않던 것에다가 간접세를 붙여서 세원을 충당하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국내의 물가상황은 그다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작년 12월의 물가상승률은 5%에 육박했다.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팍팍해져가고 있는 사정이다.

간신히 공공요금을 동결해서 그나마 물가상승에 대한 국민들의 고통을 줄이려는 제스쳐는 보이고 있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많이 힘들어 보인다. 물가상승압박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각종 간접세를 더 늘인다? 가당치도 않는 말이다.

정부는 직접세의 비중을 늘여나갈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 때문에 그러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자기모순에 빠진 이명박 정부의 고민이 가엾어보이기 까지 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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