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차를 바꿨다. 삼촌한테 받은 2007년식 그랜저TG를 몰고 다녔는데, 계기판에 엔진에 이상이 있다는 표시등이 뜨면서 가속이 되지 않았다. 원래 계획은 2, 3년 더 버티다가 전기차를 사볼까 생각했던 참이었는데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급하게 차를 사야했는데, 차를 알아보면서 실질적으로 뒷좌석에 사람이 탈 일이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랜저TG를 한 6년 정도 타고 다녔는데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가족모임이나 친구모임은 끽해봐야 1년에 6번 정도인데, 그것말고는 뒷좌석에 사람이 탈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차피 결혼도 못할 것 같으니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일은 더 없을 것이고, 그러면 굳이 큰 차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오토바이는 위험하고 장거리 운전도 힘드니 패스했고, 4인승 차인데 뒤에 좌석이 없고 짐을 실을 수 있는 차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고르게 된 차가 캐스퍼 2인승(VAN) 모델이었다.
한 10년 전 쯤에 1998년식 마티즈를 타고 다녔다. 지금은 1998년에 나온 마티즈1을 거리에서 보기가 힘들지만 그때도 상당히 보기 힘든 차였다. 그 차를 타고 다니면서 이것은 나름대로 한정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타고 다녔다. 처음에 나올때는 많은 사람에게 판매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시간이 흘러 2014년 정도가 되자 국내에서 운행이 가능한 마티즈는 말그대로 한정판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었다. 한정판이라는 게 별거 있나. 한 물건을 오래 쓰다보면 그것이 결국 한정판이 되는 것이다. 3월 16일 광주여대 체육관에서 열린 윤하의 콘서트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윤하 콘서트 예매를 잡아놓고 아이튠즈 보관함에서 어떤 노래를 많이 들었는지 한번 체크해봤다. 아무래도 2010년쯤에 아이팟 클래식을 사면서 아이튠즈를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재생횟수가 많지는 않은데 옛날에 많이 들었던 추억의 노래들이 참 많이 있었다. 아마 내가 20대 중반까지는 정말 윤하 노래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한 번쯤은 윤하 콘서트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때는 돈이 없었고, 이후에 취업을 해서 돈을 내가 벌기 시작했을 때는 흠...
어쨌든 내 삶의 곳곳에서 순간마다 곁에 있었던 윤하의 노래들을 라이브로 듣는 다는 것이 참 행복했다. 내가 가장 빛나던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윤하는 나에게 한정판 같은 가수다.
오랜기간 활동해줘서 참 고맙습니다.
좋은 노래 잘 들었고 참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당신의 이야기를 멋진 소리로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