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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있습니다.

작년 여름쯤에 일본에서 '너의이름은' 이란 영화가 대박을 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들어오면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표 구하기도 힘들고 해운대까지 가기가 힘들어서 그냥 넘겼다. 남포동에서 영화제를 열지 않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영화제는 멀어진 느낌이다. 단순한 거리 문제를 떠나서 말이다.

올해 초에 판교CGV 아이맥스에서 봤다. 엄청난 화면이었다. 판교아이맥스가 경기도에서 제일 크다지?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깜짝 놀랐다. 난데없는 타임워프물로 바뀌기 때문이다. 중간에 나온 뜬금없는 뮤직비디오 장면도 새로웠다. 어릴적 봤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이 뮤지컬을 하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너의이름은' 에서의 장면은 주인공이 노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갑자기 가사있는 음악이 깔리면서 뮤직비디오가 나온다. 물론 뮤직비디오가 극의 흐름을 끊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 중 반복적인 일상을 뮤직비디오라는 형태로 보여주면서 생략하고 있다.

한번 보고 나서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서, 신카이 마코토가 만든 다른 영화도 봤다. 그 영화들을 보면서 '너의이름은'이 가지고 있는 가장 특이한 점을 알 수 있었다. 그건 바로 '회복'이라는 내용이 들어간 것. 그의 이전 작들을 보면 '상실'이 나오고 그걸로 극이 마무리 된다. 그냥 헤어졌어. 그리고 끝. 이게 신카이 마코토의 이전 영화(초속 5센치미터, 구름의저편 약속의장소, 언어의정원)에서 나온 스토리다.

그나마 가장 최근작이었던 언어의정원에서 변화하는 듯한 인상도 받기 했는데 그건 완벽한 회복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열린결말에 가까워서 다시 회복될 수도 있겠지 수준의 결말이다. 그 이전작을 보면 마무리를 확고하게 지어 버린다. 새로운 남자와 만나 결혼을 한다든가, 여자가 죽어버린다던가. 어떤 식의 다른 여지를 만들지 않을정도의 완벽한 상실. 그것이 신카이 마코토 영화의 주된 결말이었다. 그런데 이번 작에서는 무려 다시 만난다. 그것도 운명의 상대임을 인식하고 말이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이전영화와는 달리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요인이 아닐까 싶다. 우리 삶속에서 상실은 숱하게 일어나는 일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그 중에 대다수의 사건들은 회복되지 않는다. 그냥 영화속에서처럼 망각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그게 우리네 삶이요,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상실된 어떤 것 중에는 우리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다.

거대한 상실앞에 무력한 우리 인간이, 꿈꾸는 기적. 시간을 다시 되돌려서라도 만나고 싶은 상실된 것에 대한 회복. 이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데에는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연이 소중한 이유는 인간은 바로 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때론 이 망각이라는 기능이 상실의 아픔을 덮어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소중한 인연도 상실시켜버릴수도 있는 것이 바로 망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연은 모두 소중하다.

지금 그 인연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까? 영화는 나에게 그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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