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여자농구 시즌이 끝났다. 한국여자농구리그는 WKBL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우리은행팀이 최종 우승자가 되었다. 모든 스포츠 팬이 그렇겠지만 이제 시즌이 끝났으니 그 빈자리를 채워줄 다른 스포츠를 봐야하는데, 야구는 이제 보기가 싫다. 야구는 더럽게도 못하면서 게임은 매일해서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다. KBO는 캐돼지 베이스볼 오거나이제이션의 약자인가. 평일 저녁에는 책이나 드라마나 좀 챙겨보다가 주말에는 F1이나 보면서 여자농구 시즌이 개막할 때까지 기다려야 겠다. 원래는 겨울이면 여자배구를 많이 봤었는데, 지난 겨울에는 여자배구를 보는 것에 대한 회의가 참 많이 들었다. 나는 집에서 TV중계를 보기보다는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직관을 자주 가는 편인데 매번 여자배구를 보러 갈 때마다 제..
매해 야구가 끝나면, 내가 응원하는 NC다이노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남기곤 했었다. 근데 올해는 쓸 말이 없다. 야구를 1회부터 9회까지 끈덕지게 앉아서 본 게임이 아예 없다. 그나마 직관을 많이 다닐때에는 일년에 10게임 정도는 봤으니까 그 지점들을 이어나가며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는 있었지만, 그마저도 올해는 직관을 두번인가 밖에 하지 못했다. 1년에 치르는 144게임 중에 1회부터 9회까지 끈덕지게 본 게임이 단 2게임인데, 그 사람이 NC의 1년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데일리 스포츠이다. 일단 습관이 되고 나면 컨텐츠는 자고나면 쌓인다. 하이라이트를 쭈욱 지켜보는 것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반대로 습관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시 습관으로 만들기가 참 힘들..
이번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나는 한국대표팀이 준결승에만 가도 잘한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왜냐하면 한국대표팀에는 타자를 압도할만한 확실한 에이스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호성적을 거두었던 2006 WBC부터 2009 WBC까지 대표팀에는 확실한 에이스가 두어명씩 꼭 있었다. 2006 WBC에는 박찬호와 서재응이 있었고 2008 베이징올림픽에는 류현진과 김광현이 있었다. 이 선수들이 MLB에서도 얼마나 잘했나. 반면 지금의 대표팀 멤버 가운데에서, 특히 투수는 MLB에 가서도 잘 던질 수 있는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KBO리그는 평균구속이 MLB나 NPB보다 느렸긴 했으나 그 갭이 크진 않았다. 국제대회는 리그 최상급 투수가 출전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제대회에서 ..
겨울이면 야구를 안하기에 예전에는 프로농구를 많이 봤다. 직관을 하며 현장분위기를 즐기는 유형이라 NBA보다는 KBL에 더 열광하는 편이었다. 부산에 있을때는 KT 소닉붐을 좋아했고 이 블로그 어딘가를 뒤져보면 그 시절 끄적끄적 적어놓은 글들도 있다. 수원으로 이사오고 나서부터는 농구보러 가기가 힘들어서 한번씩 시간나면 배구를 보러 간다. 수원에는 농구팀은 없고 배구팀이 있는데, 남자팀은 한국전력, 여자팀은 현대건설 배구팀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배구의 매력은 바로 팀웍에 있다. 배구는 공을 땅에 안떨어뜨리고 팀원간의 연결을 통해 상대편 영토에 떨어뜨려야 승리하는 게임인데 공이 우리편 진영에 있을때 상대방은 공에 관여할 수 없다. 거기다 배구는 공을 잡는 홀딩이 금지된 종목이다. 공을 잡을 수는 없고 우..
1. 시작은 2년전, 창단 후 첫 꼴지로부터... 시작은 2년전(2018 시즌) NC의 창단 첫 꼴지에서부터였다. 다이노스 개혁의 시작이었다. 다이노스의 시작을 함께한 감독은 시즌 중 자진사퇴의 형태로 물러난 뒤였다. 프런트의 앞에는 많은 과제가 있었다. 감독의 선임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재편, 선수단 분위기 전환, 내부 시스템 정비, 적절한 전력보강까지. 다이노스의 2020시즌 우승은 망한 팀이 어떻게 리바운드할 수 있는가에 대한 교과서와 같다. 사실 KBO리그는 굉장히 보수적인 리그다. 한번 포스트시즌 경쟁권에서 멀어진 팀이 다시 올라오지 못하는 케이스를 얼마나 많이 목도했던가. 최하위를 기록한 팀이 이후 2시즌 이내 우승을 차지한 케이스는 최동원의 미친 하드캐리로 우승을 가져왔던 1984년의 롯데,..
기억은 줄줄이 사탕과 같아서 한 사탕이 엮어져 나오면 다른 사탕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집에서, 그리고 고척돔에서 이번 한국시리즈를 지켜보며 야구에 대한 기억의 조각들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그것들을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1 1992년의 어느 날. 국민학교 1학년. 어렸을 때의 동생은 유난히 아팠고 엄마와 같이 동생의 진찰을 위해 찾았던 일신기독병원은 항상 사람이 많았다. 대기번호가 길어져서 내가 지루해할때면 엄마는 나를 대합실에서 야구를 보고 오라고 이끌었다. 나는 대합실에서 뭔지도 모르고 다양한 아저씨들과 박수를 치며 다같이 야구를 봤다. 연지동의 동네형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독수리가 요리조리 피하면서 거인의 심장을 파먹고 눈알을 뽑을거라 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2 1995년의 어느 날. 초등..
내가 쓰는 2020년 시즌전망은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국내 프로스포츠가 모두 중단된 와중에 야구도 시범경기가 취소되었다. 시범경기를 보면서 올시즌은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시범경기를 아예 하지 않으니 시즌전망을 할 수가 없다. 전문적으로 기사를 쓰시는 프로들이 좋은 시즌전망을 해주시기를 바란다. 간단히 첨언하자면 변수가 되는 것은 새로오는 외국인 두 명이 얼마나 활약을 펼칠 것인가와 불펜투수들이 얼마나 안정감을 찾을 것인가가 될 것이다. 외국인 선수는 변수가 매우 많다. 거기다가 NC의 두 외국인은 새로오는 외국인이니만큼 선수의 실력과는 별개로 리그에 얼마나 적응할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둘 중에 하나만 터져도 성공적이라 생각한다. 주축 불펜투수와 연봉협상과정에서..
1. 부상, 부상, 부상. 원팀으로 극복하라. 올해 개막일은 3월 23일이었다. 작년도 빨랐지만 그보다도 더 빠른 개막이었다. 통상적으로 식목일 전후로 개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2주정도 빨라진 셈이다. 작년에는 아시안게임, 올해는 프리미어12 때문에 일정이 당겨진 것으로 선수들이 게임을 치룰 수 있는 몸으로 만드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성범과 박민우라는 공격의 핵이 개막 직전에 부상을 당해서 이탈했다. 작년에 핵심선수로 발돋움한 구창모도 부상으로 개막전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했다. 창원NC파크 개장 첫홈런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출발한 배탄코트도 3월 27일 부상으로 보름이상 결장했으며, 4월 4일 나성범이 복귀했지만 바로 그 다음날 1선발인 에디 버틀러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되었다. 4..
부상이 많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운영을 잘하면 전력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NC는 일부 인사들의 면피를 위해 말같지도 않은 운영을 펼쳤고 그 결과 작년과 같은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나성범은 5월 초에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아웃이 되었다. 대체불가 자원이다. 지금 NC에서 어떤 선수가 나성범을 대체할 수 있나? 외부에서 영입하기는 쉬울까? 물론 일찌감치 수비형 포수임이 드러난 베탄코트를 교체하는 선택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프런트는 그 선택지를 선택하지 않았다. 나성범은 LG로 치면 김현수고, 롯데로 치면 이대호이며, 키움으로 치면 박병호다. 그런 선수가 시즌아웃을 당했다. 대체할 선수가 없으면 결국 그 빈자리를 조직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이른바 'one team'이 되어..
2019년도 1월을 넘어 2월에 접어들었다. 수많은 팀들이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났고 야구의 계절이 가까워지고 있다. NC다이노스의 2019년 시즌은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시즌이다. 22,000석 규모로 대폭 확장된 최신식의 야구장,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가진 포수의 영입, 새로운 2대 감독의 부임 등이 그것이다. 올해부터는 시즌을 맞이하여 관전포인트를 정리하면서 시즌전망을 하려고 한다.1. 창원NC파크는 어떤 야구장인가.올해부터 다이노스는 새 야구장을 쓴다. 기존 마산야구장은 11,000석 규모로 프로팀이 쓰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개인적인 경험을 들자면 2016 한국시리즈를 예매할때, 잠실에서 열린 게임보다 마산에서 열린 게임의 표를 구하기가 더 어려웠다. 이번에 새 야구장을 지음으로..
한국야구에서 프로야구팀을 소유하고 있는 도시는 단 8곳이다. 그마저도 대부분이 광역지자체를 연고로 하고 있는 팀이다. 그런 점에서 기초지자체에 무려 프로야구팀을 가지고 있는 창원과 수원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도시인 셈이다. (울산은...)창원에서 신축할 야구장의 명칭을 두고 여러가지 설왕설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NC구단에서는 창원NC파크를 제안했고, 창원시에서 창원NC파크, 창원NC필드, 창원NC스타디움 중 시민들이 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시민투표를 받던 중 마산쪽 지역정치계에서 반발해서 모든 명칭선정과정이 처음으로 돌아갔다.마산 지역정치계 주장은 창원마산야구장이여야 한다는 것이 그 논리인데, 이 논리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애초에 창원에 프로야구팀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창원시의 통합을 ..
1. 총평너무나도 길고 길었던 NC다이노스의 2018년 항해는 끝났다. 시즌 최종성적은 58승 1무 85패 승률 0.406 순위는 10위로 즉 꼴지다. NC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불명예스러운 시즌이었는데, 삼성 라이온스와 함께 유이하게 최하위를 해본 적이 없는 팀이었으나, 이제 KBO에서 최하위를 기록해보지 않은 팀은 삼성만이 유일하게 되었다.그런데 10위라는 성적은 어찌보면 당연한 성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선수단 연봉총액이 KBO리그 10개 팀 중에서 10위였다. NC 선수들은 받은 돈에 맞는 성적을 냈다고 볼 수도 있는 거다. 1,000만원 하는 모닝과 2,000만원 하는 아반떼가 차이가 나는건 당연하다. 돈을 제일 적게 받았으니 성적도 제일 낮게 나온 거다. 억울해할 필요도 없고 아쉬워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