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경제적으론 유복했을지는 모르겠다. (어떤때는 그렇게 보이지도 않는다. 돈이 많은 만큼 쓰는 돈도 많았고 그 돈은 어떤 측면에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코 평탄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주목한 것은 그의 삶이 결코 평탄한 삶은 아니었지만 불행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생각한다. 평탄하고 유복하고 별 고민없이 살아가는 삶이 바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정말 평탄하고 유복하고 별 고민없이 사는 삶이 정말 행복한 삶인가 하는 의문이다. 그는 그 누가 보더라도 평탄한 삶이라고는 볼 수 없는 굴곡진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그는 굴곡진 삶을 살았다고 하더라도 결코 불행한 삶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삶을 산 것으로 보인다. 그가 하려고 했던 그 모든 것들은 그의 회사에서 이루어졌고 그의 사상과 정신은 제품으로 만들어져 수많은 사람들의 칭송을 낳았다. 그리고 그는 수많은 사람들의 애도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 누구도 그를 불행한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탄하고 유복한 삶이 정말 행복한 삶일까. 평탄하다는 것은 그냥 그렇게 인생이 흘러버린다는 뜻은 아닐까. 그저 대양에서 물이 흘러가듯이 인생이 흘러가버리는 것은 아닐까.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까.
우선은 스티브 잡스가 찾았던 그 열정을 쏟아야 했던 분야. 그것을 찾는 것이 우선은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내가 준비하고 있는 것이 정말 내가 열정을 쏟으면서 준비하고 있던 것인가, 아니면 그저 평탄하고 유복하게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것인가. 답은 지금의 나로서는 모른다. 미래의 나라면 알 수 있겠지. 하지만 그렇게 되기위해선 수많은 생각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